아이의 언어 발달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또래 아이들이 단어를 말하고 문장을 만들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아직 말을 하지 않는 아이를 둔 부모는 자연스럽게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말이 늦다는 인상만으로 언어 발달 지연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언어 발달은 개인차가 크고, 단순히 ‘말하는 양’만으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언어 발달은 크게 이해력과 표현력으로 나뉩니다. 이해력은 말을 알아듣는 능력을 의미하고, 표현력은 소리나 단어, 문장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이해력은 충분히 발달했지만 표현력이 늦는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 부모의 말을 잘 알아듣고 지시에 반응한다면, 표현 언어가 늦더라도 경과를 지켜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생후 12개월 전후에 의미 있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18개월 무렵에는 몇 개의 단어를 조합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만 2세 전후에는 두 단어 이상을 연결해 간단한 문장을 만드는 시기로 넘어갑니다. 그러나 이는 평균적인 흐름일 뿐, 이 시기를 조금 벗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문제로 보지는 않습니다.
표현 언어가 늦은 아이들은 말 대신 다른 방식으로 의사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손짓, 몸짓, 소리, 표정 등을 통해 자신의 요구를 비교적 분명하게 전달한다면, 언어 발달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나 보호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행동으로 반응하는지도 중요한 관찰 포인트입니다.
주의가 필요한 경우는 이해력과 표현력이 모두 제한적인 모습이 보일 때입니다.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간단한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단순한 말 늦음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래와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적거나, 의사소통 자체를 회피하는 모습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언어 발달에는 환경적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이 충분한지, 일방적인 지시 위주의 상호작용이 반복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 노출이 많을수록 실제 언어 상호작용이 줄어들 수 있어, 말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의 기질 역시 언어 발달 속도에 영향을 줍니다. 조용하고 관찰을 좋아하는 성향의 아이는 말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어느 순간 말이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말의 시작 시점보다, 이후 발달이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부모가 흔히 느끼는 부담 중 하나는 “지금 개입하지 않으면 늦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입니다. 그러나 모든 말 늦음이 즉각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과를 지켜보며 언어 자극 환경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언어 발달은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이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과정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방식으로 주변과 소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지, 반응과 상호작용이 이어지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이 있을 때 불필요한 조급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문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
만 2세 이후에도 의미 있는 단어 사용이 거의 없거나, 이해력과 표현력 모두에서 제한이 뚜렷한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또는 언어발달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고, 상호작용이 현저히 적은 경우에도 정확한 진단이 권장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언어 발달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



